당뇨병은 단순히 혈당이 높아지는 질병이 아닙니다. 오랜 기간 방치되거나 혈당 관리에 실패하면 실명, 신장 기능 상실, 절단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당뇨병이 왜 '조용한 살인자'로 불리는지, 그리고 그 무서운 합병증들이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아봅니다.
1. 실명 위험, 당뇨병성 망막병증의 경고
당뇨병 환자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대표적인 시력 합병증이 '당뇨병성 망막병증'입니다. 고혈당이 지속되면 눈의 미세한 혈관이 손상되고, 망막 내 출혈, 부종, 신생혈관 생성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시력이 점차 저하됩니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환자 스스로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뒤늦게 발견되면 이미 시력 손상이 진행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은 실명까지 유발할 수 있으며, 실제 국내 실명 원인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면 반드시 1년에 한 번 이상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하며, 특히 당뇨병을 5년 이상 앓은 환자에게는 위험이 더욱 높습니다. 혈당 조절은 물론이고,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도 함께 관리해야 망막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2. 신장 손상, 당뇨병성 신증과 투석의 공포
신장은 우리 몸의 노폐물을 배출하고 체내 수분 균형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관입니다. 당뇨병은 신장의 미세혈관에도 심각한 손상을 입히며, 이로 인해 '당뇨병성 신증'이 발생합니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단백뇨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신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며 결국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혈액투석이 필요한 상황까지 진행됩니다. 투석 치료는 주 2~3회 병원을 방문해 수 시간 동안 혈액을 정화해야 하며, 환자의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립니다. 우리나라의 혈액투석 환자 중 약 40%가 당뇨병성 신장병 환자일 정도로 흔하고 심각한 문제입니다. 신장 보호를 위해서는 혈당뿐 아니라 혈압과 지질 수치도 함께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3. 당뇨병이 발 절단까지 초래하는 당뇨발의 참혹함
당뇨병이 오래 지속되면 말초신경이 손상되고, 특히 발 부위 감각이 둔해지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작은 상처나 물집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염이 발생해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혈액순환이 저하되어 상처가 잘 아물지 않으면서 궤양, 괴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치료가 늦어지면 발가락, 발 전체, 심한 경우 다리까지 절단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 중 수천 명이 매년 족부 절단 수술을 받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외과적 문제가 아닌 환자의 이동 능력, 자존감, 직업 활동까지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결과입니다. 이를 예방하려면 발을 매일 살펴보고, 깨끗하게 유지하며, 꼭 맞는 신발을 착용하고, 상처가 생기면 즉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혈당 조절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당뇨병은 전신에 영향을 주는 질병이기에, 발 건강, 혈관 건강, 피부 상태까지 모두 챙겨야 합니다. 당뇨발은 예방이 가능하나, 한번 악화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 대응이 핵심입니다.
당뇨병은 단순히 식습관의 문제가 아닙니다. 실명, 신부전, 절단 같은 합병증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공포로 환자의 삶을 뒤흔듭니다. 더욱 무서운 건, 이 모든 합병증이 대부분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진행되며 발견이 늦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당뇨병은 '조용한 살인자'라 불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식이요법, 꾸준한 운동, 스트레스 관리, 금연과 금주, 정기검진을 통해 당뇨병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지금 나의 혈당 수치가 정상이라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가족력, 비만,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 위험요소가 있다면 지금부터 대비해야 합니다.
당뇨병과의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합병증이 오기 전에, 실천 가능한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그것이 가장 강력한 예방입니다.